카피킬러 뭐길래… “도입 때 우려, 결국 교수 윤리 태만으로” [국민일보]
작성자 Admin
카피킬러는 논문 유사도 검증 프로그램으로 표절률을 계산하는 시스템이다. 문서를 업로드하면 카피킬러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 자료들과 비교해 6어절 이상 일치 시 ‘표절’로 인식한다. 카피킬러에 개인 사용자가 업로드하는 자료는 일종의 데이터베이스로 저장돼 타 자료와 비교할 수 있도록 축적된다.
검사는 1~2분 안에 완료되고 전체 문장 수 대비 표절로 의심되는 문장 수를 따져 ‘표절률’을 ‘%’로 보여준다. 6어절 1문장 전체가 같은 문장은 ‘동일문장’으로, 6어절 1문장 일부만 같은 문장은 ‘의심문장’으로 표기된다. 해당 문장이 어느 문헌에서 가져온 문장인지 출처도 확인할 수 있다. 최종 검사가 끝나면 ‘검사결과 확인서’를 발급 받을 수 있는데, 대학이나 대학원 논문 심사에서 이 확인서 제출을 요구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다른 논문과의 유사도를 따져보는 보조 수단이지만 도입 당시부터 카피킬러가 논문 심사를 느슨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단적으로 2013년 대학 등 교육기관에서의 카피킬러 전면 도입을 앞두고 서울 소재 대학 교수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진행했을 때도 문제 제기가 있었다. 한 참석자는 “당시 교수들은 ‘논문 표절 검사를 소프트웨어로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논문 심사는 학자 고유의 영역이다’ ‘교수들의 직무유기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라고 우려했다”고 밝혔다.
우려 속에도 전국 대학이 카피킬러를 도입한 결정적인 이유는 교육부가 같은 해 각 대학에 보낸 ‘대학연구윤리 강화를 위한 협조요청’ 때문으로 추정된다. 카피킬러는 당시 고위공직자나 유명인이 논문 표절 시비에 휘말리는 사태가 끊이지 않자 논문 심사 방식을 개선한다며 교육부가 내놓은 해결책이었다. 대학이 자체적으로 연구윤리 규정을 마련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표절을 막기 위해 논문 유사도 검증 시스템을 활용하라고 적혀있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학계 관계자는 “우려는 현실이 돼 결국 교수들은 태만해졌고,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해야 하는 논문 검증은 소프트웨어가 대신하게 됐다”고 한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5952031&code=61121111&cp=nv
번호 | 제목 | 작성자 |
---|---|---|
등록된 공지사항이 없습니다. |